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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훈순욱 보고 싶다

순욱이 주운 성훈이가 손털고 복숭아 장사하는 거 보고 싶다. 퍽퍽. 요령없이 힘만 좋은 성훈이는 상품 진열한다는 게 서툴러 지나가던 행인들한테 한소리 들을 거 같다. 총각 그리 힘자랑 하다 복숭아 더 터지겠어. 아니나다를까 처음에 내린 복숭아 상자에서는 긁힌 것들이 보이고. 성훈이는 그거 깨끗히 깎아서 순욱이 손에 들려줄 거 같다. 한번은 물에 행궈 장갑으로 빡빡 밀어줬더니 다음날 순욱이 입주변이 뻘겋게 일어나선, 그때서야 순욱이가 복숭아털 알레르기가 있구나 싶을거다. 순욱이 아플까봐 다른 과일 떼온다고 해도 순욱이는 왜 나 복숭아가 제일 좋대두. 복숭아 귀신 이순욱은 상처난 거 없나 하고 성훈이 주위 알짱알짱거리고.

 

커다란 사내가 과일 예쁘게 깎아내니까 행인들도 걸음을 멈추고 솜씨 한번 기가 막힌다며 조각 얻어먹고 한 봉지, 한 상자 그렇게 성훈이네 복숭아는 잘만 팔렸으면 좋겠다. 사실 딱히 장소를 정해놓고 트럭을 세웠던 건 아닌데 현수막 담당인 순욱이가 맨날 까먹고 현수막 안 걷어와서 다음날 그거 걷으러 갔다가 단골손님 두어명씩 늘고 그러겠지.

 

그러면 순욱이는 좀 툴툴댈거다. 상처난 복숭아도 없고. 성훈이가 예쁘게 깎아주는 복숭아는 모두 저 차지였는데 이젠 손님들이 죄다 가져가니까. 성훈이 손님들이랑 셈치룰 때 순욱이는 몰래 복숭아에 손자국 내겠지. 물론 그걸 모를 성훈이가 아니다. 바구니 맨 위에 못난 복숭아 한알. 못났다고 치워져 자리접을 때까지 한알 덩그러니 남겠지. 순욱이는 그게 자기 같아서 속으로 서러워하는데 성훈이는 볼 뿔퉁한 순욱이 귀여워서 조금 골려줬던 거고. 결국 그것도 성훈이가 예쁘게 껍질 벗기고 잘게 잘라져서 순욱이 입으로 다 들어가겠지.

 

순욱이 얼굴 익을까, 썬캡에다 선구리 복면 등등 완전무장 시키고. 순욱니는 성훈이 더우니까 꽁무니 따라다니면서 부채질 해대고. 여름 끝무렵 복숭아보다도 더 단 그런 커플 성훈순욱이 보고 싶단 그런 말이지요.....